남이섬 당일치기, 배 타고 들어가 느리게 걷던 하루

모아모아 🌿

가을바람이 불면 이상하게 배를 타고 떠났던 날이 먼저 생각나요. 오늘은 봄이, 짝꿍님과 남이섬에서 보낸 하루를 꺼내봅니다. 🍂

그날은 일정을 많이 넣지 않았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 숲길을 걷고, 다리가 피곤해지면 쉬기.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하는 당일치기라 그 정도가 딱 좋겠다 싶었거든요.

남이섬 선착장의 배

선착장에서 배를 보자 봄이는 벌써 신이 났습니다. 차 안에서는 언제 도착하느냐고 묻더니, 배 앞에서는 말없이 물만 바라보더군요. 참 알기 쉬운 우리 집 여행 취향. 🙂

저도 난간 너머로 물결을 보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았어요. 멀리 떠난 것도 아닌데 배를 한 번 타니, 평소의 하루에서 조금 떨어져 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이섬은 춘천에 있지만 배를 타러 가는 선착장은 가평에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는 남이섬 선착장, 또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북한강변로 1024를 넣으면 됩니다.

남이섬 나무길
원문 네이버 스티커

섬에 들어가서는 나무 사이로 난 길부터 걸었습니다. 나무가 높으니 저절로 고개가 올라가더군요. 봄이도 한참 위를 보다가 “끝까지 다 보려면 목 아프겠다” 하고 웃었습니다.

저는 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자리가 좋았어요. 짝꿍님은 앞에서 걷고, 봄이는 그 옆을 오갔습니다. 자꾸 뒤처지는 사람은 결국 저 하나였고요.

사진 한 장 찍고 두어 걸음, 다시 멈춰서 한 장. 평소 같으면 빨리 가자고 했을 텐데, 이날은 누구도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속도로 걸으러 온 거니까요. 🌿

남이섬 강변 산책길

안쪽 길을 걷다가 물이 보이는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나무 사이로 강이 길게 보이니 숲 안에 있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이 들더군요.

봄이는 발밑의 낙엽을 밟으며 걸었고, 저는 그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대단한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닌데 그 장면은 오래 남네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잠깐 쉬었습니다. 볼거리를 하나 더 찾는 대신 다리를 쉬어가니, 남은 길을 걷는 표정부터 달라졌거든요.

산책 중 커피 한 잔
남이섬 자전거

자전거를 보니 잠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이날은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바로 멈추는 편이 더 좋았어요. 자전거는 다음에 타기로.

돌아가는 길에는 봄이가 먼저 “다음에도 배 타고 와?” 하고 묻더군요. 아이에게는 숲길만큼 배를 타는 짧은 시간이 재미있었나 봅니다. 저도 그 물결이 꽤 오래 생각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으니 그제야 다리가 묵직했습니다. 많이 봤다는 뿌듯함보다, 셋이 서두르지 않고 걸었다는 게 더 좋았던 하루. 다음에도 일정은 이만큼만 잡으려고요. ☕

원문 네이버 스티커

아이와 남이섬 가실 분들을 위해 필요한 것만 덧붙여둘게요. 일반선박 왕복이 포함된 입장요금은 일반 19,000원, 36개월~초등학생 13,000원입니다. 일반 2명과 초등학생 1명이면 51,000원이고 주차비는 별도입니다.

선박 이동은 약 5분, 09~18시에는 10~20분 간격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까지 생각해 다음 일정은 빠듯하게 붙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위 요금과 운항 안내는 2026년 10월 14일 확인 기준입니다. 날씨와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발 전 이용할 날짜의 안내를 확인해 주세요.

다음엔 봄이에게 카메라를 맡겨볼까 합니다. 엄마가 자꾸 뒤처지는 날 말고, 아이가 무엇을 보고 멈추는지 따라가 보는 날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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